빵 터지다가, 찡하다가, 뭉클하다가, 끄덕이다가… 마음이 놓이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초등 1학년 교실 이야기
아이를 키우면서 여러 가지 감정을 경험합니다만, 뿌듯하면서도 낯설고 설레면서도 걱정되는 복잡한 순간이 있다면 아마도 초등학교 취학통지서를 받아 든 때일 겁니다. 비로소 품안에서 벗어나 학교라는 사회로 한 발짝 내딛는구나 하는 대견함과 함께, 아직 어리기만 한데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일 테니까요.
아이가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고 어엿한 ‘학생’이 되어 학년이 올라가도, 늘 조심스러운 게 학부모들의 인지상정이지요. 친구들과 잘 지낼까, 선생님께 밉보이지는 않을까, 학습 진도는 잘 따라갈까….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훤히 지켜볼 수 있다면 걱정이 좀 덜어질 수도 있으련만, 그건불가능한 일. 그렇다면 《초일이》를 읽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언제나 ‘100살’이라 우기는 담임선생님과 좌충우돌 사랑꾼 ‘초일이’들이 펼치는, 빵 터지다가 찡하다가 뭉클하다가 끄덕이다가… 이내 마음이 놓이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초등 1학년 교실 이야기가 활짝 열립니다.

23년차 현직 교사, 1학년만 8년째 담임선생님이 만화로 그려낸 아이들 이야기
《초일이》는 23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그중 8년간 1학년 담임을 맡아 온 현직 선생님이 일기를 쓰듯 하루하루를 만화로 기록한 ‘아이들 이야기’이자 ‘선생님 이야기’이며 ‘교실과 학교의 이야기’입니다.
한 가지 일에 20년 넘게 집중하면 ‘전문가’가 되기 마련이지요. 그것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면? 그렇습니다, 이 책을 지은이는 초등교육 전문가이자 ‘아이들 전문가’이며 ‘사제관계 전문가’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책의 이야기들은 소소하지만 시시하지 않고, 명랑하지만 가볍지않으며, 짤막하지만 여운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그린 그림도 마찬가지, 색깔도 거의 없이 선 몇 개로 쓱쓱 그린 듯한 ‘비전문적인’ 그림인데도 아이들의 표정, 몸짓, 심지어 말투까지도 생생하게 느껴지지요. 오랜 경험과 애정 어린 관찰, 그리고 그렇게 겪고 느낀 것을 고스란히 전해 주고 싶어 하는 간절함이 아니라면 그려낼 수 없는 이야기이며 그림입니다.
그렇다 보니, 이 책을 펼쳐 들고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선생님과 아이들이 좌충우돌 우당탕탕 웃고 놀고 공부하는 어느 학교의 1학년 교실, 아니 바로 내 아이의 교실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입니다.

가장 빛나는 순수의 시절, 동심이 빚어내는 감동의 순간들
이 책의 말미, ‘닫는 글’에서 저자는 초등 1학년을 “사람의 일생에서 순수함이 가장 빛나는 시기”라 말합니다. 그러면서 “연달아 4년 동안 초일이들이 발하는 순수한 빛을 볼 수 있었으니” 자신은 아주 운이 좋았다고 자평하지요. 책 속에서 아이들이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지내며주고받는 말과 행동과 마음들을 보면 저자의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닌 듯합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등교하지 못한 친구 소식을 듣고는 “그래서 오늘 하늘도 슬픈가 봐요.” 라며 진심으로 함께 안타가워해 주고(〈초일이들의 공감능력〉), 나무의 소중함을 배우자마자 나무에게로 달려가 고맙다고 인사하며(〈계기 교육, “나무야, 고마워!”〉), 가족을 그린 그림 속에 자신을 돌봐주는 선생님을 그려 넣는(〈그리고 가족이 되었다〉) 초일이들의 모습은, 순수한 동심을 엿보는 즐거움을 넘어 ‘우리가 살면서 끝내 지켜내야 할 것은 무엇인가’ 하는 성찰과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위하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깨닫는 감동까지 빚어냅니다.

진심의 선생님과 동심의 아이들, 마음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교실 풍경
그러나 아무리 동심이 순수하다 해도, 진심으로 대하여 마음껏 펼치게 해 주는 어른이 없다면 그것은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차츰 사그라져 버리고 말 테지요. 이 책 속에서 우리는 바로 그러한 어른, ‘진심의 선생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책 속 초일이들의 담임선생님은 가끔은 스스로가 ‘초일 수준’이 되어 아이들과 신경전을 펼치기도 하지만(〈가끔은 초일이처럼〉), 수단과 방법을 다해 필수적인 교과학습을 시키면서도 동심을 지켜주기 위해 사려 깊은 눈으로 아이들을 관찰하고(〈초일이 탐구1,2,3,4,5,6〉), 끝까지 인내하며 기다려 주며(〈초일이 탐구2. 사진 찍기 유형〉), 뒤처리가 서툰 아이의 ‘배변대참사’를 아무렇지 않은 듯 수습해 주고는 마음 다치지 않게 격려해 주기까지 합니다.(〈화장실 대참사〉)

사실 교사는 부모가 아니며, 어찌 보면 교사 또한 하나의 직업일 뿐일 수 있으니, 모든 선생님이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니요 그럴 수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 《초일이》를 읽다 보면,자신의 일에 진심인 선생님들이라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아마 대개는 책 속의 선생님과크게 다르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생겨날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과 그런 선생님이 마음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곳이 교실이고 학교라면, 학부모님들은 걱정을 조금 내려놓아도 좋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다면 《초일이》가 보여주는 교실 풍경을타산지석으로 삼아 함께 만들어가야 할 테지요.

학부모들의 궁금증, 꼭 필요한 것들만, 맥락과 함께 살뜰히 짚어주는 ‘담쌤의 깨알팁’
‘여는 글’에서 저자가 밝혔듯이 교사 또한 아이들의 학부모이며, 일 때문에 자녀 학교의 ‘공개 수업’에 가지 못하는 ‘워킹맘, 워킹대디’이기도 합니다. 그런 까닭에 저자는 “아침에 뾰로통한 모습으로 교실에 들어서는” 아이의 모습을 볼 때면 “아침 전쟁 후 패잔병의 모습으로 등교했을” 자신의 아이 얼굴이 떠오르기도 하고, “학부모 공개수업에 부모님이 오시지 않았다고 우는 초일이를 보며” 기대조차 못 한 채 서운했을 자기 아이의 마음을 “뒤늦게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 ‘부모의 마음’이기에 “집에서 혹은 일터에서 아이들을 생각하며 애잔한 마음을 끓이실 부모님들이 십분 공감되기도” 한다고 말하지요.
학부모들에게는 걱정되는 마음만큼이나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무엇을 준비해 줘야 하나, 어떻게 뒷받침해 줘야 할까 하는 궁금증도 클 것입니다. 특히나 막 입학하는 초일이 부모들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래서 저자는 책 속에 ‘담쌤의 깨알팁’ 꼭지를 두어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친절히 풀어주고 있습니다.

‘편리한 실내화’, ‘알러지 있는 아이의 급식’, ‘배변실수 걱정’처럼 시시콜콜하지만 긴요한 문제에서부터 ‘방과 후 프로그램’, ‘출결처리’와 같은 필수적 행정처리 문제, 그리고 ‘입학 전 한글 떼기’, ‘친구 사귀기’처럼 교육적으로 중요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안내하는 ‘학교생활 팁’ 속에는, 실전적인 요령과 방법뿐만 아니라 오랜 경험과 진지한 고민을 통해 형성된 깊은 교육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 만큼 ‘담쌤의 개알팁’ 꼭지는 학부모님들로 하여금 ‘무엇’과 ‘어떻게’에 그치지 않고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양육 조언’의 역할까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책 속에서

“선생님도 아들딸 있어요?” 해마다 아이들에게 듣는 질문입니다. “그럼! 아들도 있고 딸도 있지.” 답해 주면, “우리 학교 다녀요? 몇 학 년이에요?” 또 묻습니다. “아니. 초등학생 아니고, 대학생이야.” “…” 못내 아쉬워하는 ‘초일이’(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를 부르는 애칭)들. 뭔가 공통점을 찾아 알은척을 하고 싶어 하는 순수한 마음이 귀여워 속으로 웃곤 합니다. 그러다 문득, ‘아, 나도 학부모였구나!’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합니다.
-4쪽, 여는 글

입학을 앞두고 무엇보다 먼저 준비할 것은 긍정적인 마음입니다. “너 이러면 학교 가서 선생님한테 혼난다.”라며 무턱대고 겁 을 주거나 “이제 초등학생인데, 이런 것도 못하니?”라며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말도 삼가 주세요. 학교에 호랑이 선생님들이 계신 것도 아니고, 아이들의 능력은 예측할 수도 없을 만큼 대단하니까요!
-17쪽, 담쌤의 깨알팁

자녀가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경우, 담임교사에게 미리 말씀해 주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아이에게도 강조해서 말씀해 주세요. 학교에서 매월 급식 소식을 알리고 있으니 식단을 미리 확인하는 건 필수. 피해야 할 음식이 있다면 아침에 등교할 때 아이에게 한 번 더 강조해서 말씀해 주세요. 그러면 초일이들은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중대 보고라도 하듯 담임교사 에게 알려 주거든요. 스무 명 넘는 반 아이들의 상황을 늘 기억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먼저 와서 이야기해 주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답니다.
-37쪽, 담쌤의 깨알팁

사정이 있어서 부모님이 오시지 못한 아이들의 슬픈 얼굴을 볼 땐 내 마음 한쪽이 너무 아프다. 그래서 비장의 무기를 꺼낸다. “얘들아, 선생님도 학부모 공개 수업 한 번도 못 갔어. 그런데 선생님 아들딸은 씩씩하게 안 울었대!” 이 한마디에 아이 들 눈에서 또르륵 흘러내릴 것 같던 눈물이 쏘옥 들어간다. 금방 잊고 다시 지금 여기에 집중할 수 있는 그 순수함이 고맙다. 다 지나간 일이지만, 우리 집에 있는 애들한테는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말이다
-75쪽, 일기

학교에서 한글을 가르쳐 준다고 했으니 초일이들이 글을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모두가 까막눈이라면 한글 수업에 부담도 없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 글을 모른 채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알지만 그렇다고 그냥 둘 수는 없기에 단단히 마음먹고 시작! 한글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까막눈 초일이와의 엄청난 실랑이가 시작된다. 너무 속상해하지 마. 초일이는 모르는 게 당연하단다. 우리 까막눈 초일이들 모두 모두 힘내자!
-161쪽, 일기

아침 등교 전에 어떤 일을 겪고 왔느냐에 따라 초일이들의 하루 생활이 180도 달라집니다. 교실 문에 들어서면서부터 눈물을 뚝뚝 흘리고 오는 친구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으면, 백이면 백 “엄마한테 혼났어요.” 합니다. 친구들과 지내다 보면 금방 잊기도 하는데, 어떤 친구들은 하교할 때까지 뾰로통한 얼굴도 지내기도 합니다.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라 별일 아닌 것으로 친구들과 마찰을 빚을 때도 있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즐겁게 지내기를 원하신다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어도 등교 전에 지나친 잔소리나 화를 내는 것은 참아 주세요.
-214쪽, 담쌤의 깨알팁



《초일이》

임미현 쓰고 그림 I 값 17500원

임미현
23년째 아이들과 울고 웃으며 학교살이를 즐기고 있는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 오래 교직에 몸담고 있다는 것이 화려한 훈장이 아니라 겸허한 이력이 되길 바랍니다. 교실에서 지내 온 시간이 어느 정도 쌓이니 아이들을 이해하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종종 아이들 너머 부모님들의 마음까지 헤아려지곤 합니다. 그 마음이 닿는 곳에서 시작한기록이 책으로 이어지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할 수 있을 때까지 아이들을 품고 때로는 아이들의 품 안에 살고 싶습니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 혹은 그 너머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고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 숨겨진 행복을 찾아 글과 그림으로 담아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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