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한 그림으로 따뜻한 말을 건네는 정희선 작가의 신작 《다크 이야기》
세상에는 변하는 것도 있고 변하지 않는 것도 있어.
모든 것이 변한다 해도 내가 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우리 정말 다정했는데, 왜 갑자기 나를 떠난 걸까?’
동백나무 아래 혼자 살던 길고양이 다크에게 친구가 생겼어요. 언제부턴가 날마다 찾아오던 아이지요. 말을 걸고 이름을 붙여주고 안부를 묻고 간식을 챙겨주어도 꿈쩍 않던 다크가 마음을 연 것은, 아이가 그냥 가만히 오래도록 곁에 앉아있어 주었을 때, 동백꽃 활짝 핀 날이었어요. 그 뒤로 다크는 아이와 함께 정말 행복했어요. 그러나 계절이 한 바퀴 돌아 다시 동백이 피던 날, 아이는 다시 오지 않았어요. 하루, 이틀, 사흘… 꽃이 다 지도록 아이는 오지 않고, 다크의 마음은 떨어진 동백처럼 검게 말라버렸지요. 험난한 길 위의 삶을 온몸에 상처로 새긴 길고양이 다크, 이제 가슴에도 커다란 상처를 입어 다시 그를 찾아오는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아요. 스스로를 어둠 속에 가둬 버린 다크, 아픈 다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 세상엔 변하는 것도 있고, 변하지 않는 것도 있지.’
만나고 헤어지는 게 사람살이라지만, 이별은 늘 아픈 법이지요. 더구나 너무나도 친밀했던 관계가 갑자기, 까닭도 사연도 모른 채 끊어져 버린다면, 아픈 것은 물론이거니와 불안이나 자책감같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기도 합니다. 선뜻 다른 관계를 맺기가 힘겨워지기도 하고요.이 책의 주인공 다크도 그랬습니다. 어렵게 마음을 연 친구,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함께 울고 웃던 친구가 아무런 기별도 없이 떠나가 버렸지요. 그에게 무슨 사정이 생긴 건지, 아니면 그저 마음이 변해 버린 건지 알 수 없지만, 다크는 큰 상처를 입고 마음의 문을 꼭 닫아버렸습니다. 그를 찾아와 말을 거는 그 누구에게도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슬픔에 갇혀 있을 수는 없는 일, 다크는 천천히 일어나 어두운 숲길을 걸어갔지요. 어느새 산꼭대기에 이르러 그사이 눈부시게 푸르러진 산과 뉘엿뉘엿 저무는 해, 그리고 노을에 붉게 물드는 하늘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세상엔 변하는 것도 있고 변하지 않는 것도 있어. 내가 고양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받아들일 것을 받아들이자, 흔들렸던 자신의 정체성도 받아들여졌습니다. 꿋꿋하고 도도한 고양이의 정체성. 이제 닫힌 마음이 다시 열릴 차례입니다. 전보다 더 넓게.

‘이제 나는 친구를 위해 달을 따 줄 수도 있어!’
다크는 산을 내려와 달을 보고 있는 한 아이를 만납니다. 슬픔에 빠져 있던 자신을 찾아와 친구하자던 아이. “달을 좋아해?”고개를 끄덕이는 아이에게 다크는 말하지요. “네 친구가 되어 줄게.”그리고 밤하늘의 달을 향해 뛰어오릅니다. “으랏차차차!” 줄곧 다크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던 모자, 떠나간 아이가 남긴 빨간 모자가 비로소 다크를 떠나는 순간입니다.

정희선 그림책
책값 18,000원
2023년 12월 18일 출간
ISBN 979-11-92102-22-1
250mm*310mm, 양장, 40쪽
키워드 : 길고양이, 만남과 이별, 상처의 극복, 새로운 만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