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여자 VS 건방진 말
한 판 대결!

어째서 “이랴, 이랴?”. 이래서 “이랴, 이랴!”
사람이 하는 말(言語)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 수단입니다. 그런데 더러는 동물에게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소나 말을 재촉할 때 쓰는 “이랴, 이랴!”도 그중 하나.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랴, 이랴!”일까요? “빨리, 빨리!”도 아니고 “어서, 어서!”도 아니고 말이지요. 옛사람들도 그게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는 걸 보면 말이지요. 어김없이 “옛날에~”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얌전한 여자와 건방진 말의 한 판 대결을 중계합니다.
힘세지만 안 그런 척 조용히 살던 여자가 말 등에 쌀을 싣고 장에 가는데, 건너야 할 강 앞에서 말이 우뚝 멈춰 버립니다. “말아, 가자.” “흥, 피곤해. 나 안 가.” “어서 가자~” “싫어. 여자 말을 내가 왜 들어?” “어서 가자. 해 저물겠다.” “싫어! 발 젖는단 말야.”
건방을 떨며 한사코 버티는 말을 어르고 달래던 여자가, 참다 참다 본색을 드러내지요. “우~ 도저히 못 참겠다! 이얍!” 휙, 휙, 척! 공중제비로 가볍게 몸을 풀고, “으랏차차차!” 말을 짐 채로 번쩍 들어 머리에 이어 버린 겁니다. “내가 너를 이랴?”

“메헤헤헤행!” 말이 어땠겠어요? 배는 머리에 치받쳐 욱씬욱씬! 등은 쌀가마에 짓눌려 숨이 턱턱! “이히히히히힝! 말 살려!” 끔찍한 비명을 질러대는데, 마침 건너편 밭에서 게으름을 피우던 소도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 갑자기 열심히 일을 했다지요? 여자는 강을 다 건넌 뒤에야 말을 내려놓았대요. 그리고 말이 또 게으름을 피우려 하면 이렇게 말했답니다. “내가 너를 또 이랴! 이랴?”
이 무서운 이야기는 온 세상 말과 소들에게 대대손손 전해졌대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말과 소는 이랴! 이랴? 소릴 들으면 정신이 바짝 들어 부지런히 일한다지요.


요절복통 이야기 속 뼈 때리는 ‘참교육’
이 이야기는 강원 지방에서 구전되어 오는 민담입니다. 민담이란 글을 못 배운 민중들의 말문학인 구전설화 중에서도 그저 재미있게 즐기자고 하던 이야기인지라, 대개 우습거나 흥미진진한 줄거리 속에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담기 마련이지요. 어린이들, 곧 작은 사람들이 옛이야기를 좋아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면 이 웃기는 이야기 속에 담긴 생각과 마음은 무엇일까요?
요즘 sns에서 유행하는 말 가운데 ‘참교육을 베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이나 완력, 또는 지위나 부를 내세워 자신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이에게 함부로 구는 사람들을 뜻밖의 반격으로 혼내 주는 경우를 이르는 말인데요, 이 이야기에 담긴 것이 바로 옛사람들이 말로써 베풀고 싶어 한 ‘참교육’이지 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예나 지금이나 약자를 깔보고 건방지게 구는 고약한 이들이 적지 않은 인간세상입니다. 여자라고 얕보고, 아이라고 우습게 여기고, 가난하다고 홀대하고, 소수자라고 차별하는 세상…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좀 더 나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양순옥 그림, 김장성 글 ㅣ 책값 13000원
2021년 3월 22일 출간
ISBN 978-89-98751-90-6 77810
220mm*255mm, 양장, 32쪽
키워드 : 외유내강, 억강부약, 차별금지, 소와 말에게 이랴!하는 까닭, 옛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