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아이들은 세상의 문을 하나씩 열어 갑니다. 처음에는 부모와 어른들이 곁을 지켜 주지만, 그 든든한 손길은 차츰 멀어져 가고 어느 사이 홀로 세상 앞에 선 듯한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무엇이 될지, 어디로 갈지, 어떻게 알 수 있을지,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막막한 순간들……. 어른이라고 다를까요? 문득 돌아보면 아무도 없고, 눈앞엔 짙은 안개, 거대한 벽. 헤쳐 나갈 용기도 지혜도 고갈된 것만 같은 암담한 순간들……. 그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책을 열면 한 아이가 걸어갑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수많은 날들, 새로운 만남, 새로운 도전이 아이를 기다리지요. 하지만 아이는 어떤 만남 어떤 난관에도 흔연스럽기만 합니다. 아무 문제없다는 듯 반가이 맞이하고 당당히 나아갑니다. 어떤 힘으로 아이는 그럴 수 있을까요?
아이를 안내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어 보렴. 마음이 열릴 테니. 친절을 베풀어 보렴. 영혼이 자유로워질 테니. 그래, 너는 온 세상과 함께 숨 쉬고 있단다.” 목소리는 끝까지 아이와 함께하며 꿈과 열정을 일깨우고, 격려합니다. 너는 네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강하고, 용감하며, 씩씩하다고. 그러니 순리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그럴 때 너는 해를 품는 대지가 되고, 거기 울리는 노래가 된다고…….
그런데 그건 누구의 목소리였을까요? 책을 덮고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아! 어쩌면 그건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었을까요? 자신에게 들려주는 내면의 목소리. 그래요.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사랑받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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